아파트 단지, 마을 단위로 쓰레기 수거장이 따로 있듯이, 어촌에서도 어업인들이 조업중에 가져온 폐어구를 집하해두고 한번에 수거처리할 수 있도록하는 '해양쓰레기 집하장'이 있다.
정부에서 국비를 지원하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사업중 하나로, 19년까지는 '해양쓰레기 선상집하장 설치' 사업으로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육상까지 포함하여 '해양쓰레기 집하장 설치' 사업으로 변경하였다. 집하장의 형태 또한 마을 특성별로 다양하다. 부이를 이용해 바다위에 바지형태로 띄워두는 방식이 있는가하면, 컨테이너박스, 철조망으로 수거장소 구획하는 등 가지각색이다.

그런데 이 집하장 운영이 뭔가 시원찮은 구석이 많아보인다. 우연히 제주일보의 해양쓰레기 집하장 기사를 보게되었는데, 조천읍의 거대한 창고 하나에 폐어구가 담긴 마대로 가득한 차버렸으나 이걸 치우지못해 골치라는 것이다.
그 원인을 보니, 해수의 염분으로 인해 소각이 어렵고, 가연성 로프와 불연성 금속 등이 혼합되다보니 처리가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처리를 해준다해도 할 수 있는 업체는 한두군데 뿐이며, 탈염처리, 분리작업이 추가되어 단가가 높아지다 보니 집하장에 모인 쓰레기 전량을 처리하는 쉽지않아 보인다.
집하장 운영이 어려운 또 다른 원인으로는, 해양쓰레기만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활쓰레기 심지어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불법투기되고 있어 선별에 너무 애를 먹는다는 점이다. 제주시에서 이를 분리해내는데만 5일이 소요되었다고하니, 엄청난 시간, 인력낭비가 아닐수 없다.

이 두 기사를 보고있자니, 애초에 버릴때 분리해서 버렸으면 이런 수고스러움이 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청투데이의 한 기사에 따르면 해양쓰레기 전처리 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느끼고 이를 올해부터 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무려 4억 6천만원 규모이다. 전처리 되기 전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28~32만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재활용 가능한 것들은 따로 빼서 수익을 내고, 버려지는 것들까지 전처리과정을 거치고나면 톤당 15만원정도로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조금 수고스러움을 들여서라도 애초에 버릴때 나누어 버리도록 시스템을 만드는게 좋지않나 생각한다. 우리집 수거장만봐도 주민들이 스스로 분리수거를 한다. 박스를 버릴때도 접어서 버리고, 플라스틱, 유리, 비닐 다 분리해서 버린다. 수고스럽지만 다들 그렇게한다.
아직 해양쓰레기 집하장에는 그런 규칙이 없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지 않다. 대부분이 모든 쓰레기를 한장소에 모아두는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로프는 로프대로, 스티로폼 부이는 부이대로, 금속은 금속끼리 모아서 버리도록 시설이 갖추어져있다면 어떨까? 나눠져 있는 칸에 맞게 버리도록 정해두면, 적어도 음식물쓰레기가 같이 섞여버려지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올해 사업명칭이 바뀌어 새롭게 추진되면서, 이런 부분까지도 고려하여 설치하도록 한다면 경제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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