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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이야기

(쌍둥이임신23주) 양막돌출, 응급맥수술후 입원일기

by 자몽이21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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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4(금) 괜찮은건지...


수술후 하루가 꼴딱 지나가고 아침 8시반쯤 담당교수님이 회진을 오셨다. 수술은 다행히 잘끝났만 단단한 근육조직이어야할 자궁경부가 이미 말랑해져있기때문에 계속 누워서 조심해야한다고 하셨다. 30주까지만이라도 버텨보자고..
일단 2주 정도 입원하면서 계속 라보파, 마그네슘 주사맞으면서 지내고 2주 뒤에 다시 선생님을 보기로 했다.



그리고나서 소변줄도빼고 질안에 넣어뒀던 거즈도 빼고 욱신거렸던 배 통증도 많이 가라앉았다. 이제는 약에 적응을 한건지 심장두근거림도 조금 줄어든거같다. 그리고 수술때문에 꽂아뒀던 굵은 바늘을 빼고 얇은 수액주사바늘로 교체해주셔서 팔의 움직임이 좀 자유로워졌다. 유산방지를 위한 엉덩이 근육 주사도 맞았다. 이건 난임병원다닐때부터 맞던주사라 아프지만 아픈정도를 잘알아서 참을만했다.

하루종일 병원에만 있으니 너무 지겹고 시간이 안간다. 종종 간호사선생님이 와서 아기 심장소리를 확인하고 가는데 그때만 겨우 우리아기가 잘있나 확인해볼수있다.


오늘은 필라테스에도 연락해서 산후로 정지시키고, 만삭촬영도 취소시켰다. 아쉽지만 어쩔수가없다. 남편은 나중에 아기랑 많이 찍자고 한다.



230225(토) 3일째 냉이 많이나와서 걱정


3일째
병원의 밥시간은 참 빨리온다.



어제도 밤새 옆자리 환자한테 뭔가 일이생겨서 계속 잠을 뒤척이다가 창밖이 좀 밝아오니 바로 아침식사시간이었다. 밥을먹고나서야 조용해서 겨우 한시간 더 잘수있었다. 어제밤보다 그 한시간을 더 푹잔거같다.

자고일어났는데 냉이 또 주르륵 흘렀다. 얼른 화장실가서 닦아내고 간김에 대변도 보려했는데ㅜ 변비에 걸린건지 2일째 못보고있다. 냉이 너무 많이 나와서 불안하다. 투명한 노란빛이나면서 울컥울컥 나오는데 거기다 피도 조금씩 묻혀있어서 무섭다. 만약 양수가 터지면 어쩌나, 겨우막아뒀는데 수술로인해 억지로 양막을 넣다가 약해진부분이 터진거면 어쩌나 싶어 불안하다. 변비때문에 화장실에서 어쩔수없이 힘을 주게되는데, 또 밑에가 터질까봐 무섭다ㅠㅠ

오후에는 남편이 짐가져다주러와서 잠깐 휠체어타고 복도에서 만날수있었다ㅜ 너무반갑고 보니까 더 집에가고싶었다. 남편이 가져온 스마트폰 거치대가 아주 유용하다. 가습기도 하나 챙겼는데 생각보다 작다. 크게 효과는 없는거같은데 일단 켜둔다.


230226(일) 불편해



어젯밤에는 목이 건조해서 계속 깼다. 가습기가 별효과가없는것 같다. 이게 마그네슘을 정맥주사하고있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 어떻게 멈출수도없다. 괴로워ㅠㅠ 거기다 애들이 밤에 자꾸 방광을 차서 자다일어나서 화장실을 두번이나 갔다. 똑바로 누우면 너무 태동이 잘느껴져서 자꾸 옆으로 돌아눕는데, 그러면 어깨랑 목이 너무아프다.

병원침대는 침대가 아니다. 이건 그냥 책상같다. 너무 딱딱하고 쿠션감이 없다. 베개도 마찬가지다. 침대가 좀 넓기라도 하면 바디필로우라도 끼고잘텐데 내한몸뒤척이기에도 좁아서 상상도 못할일이다. 결국 밤새 한시간씩 뒤척이다가 새벽녁에 겨우 지쳐 쓰러지듯 잠들면 아침 7시20분에 아주머니가 식판을 들고오신다. 그럼 또 다리쪽이 불편해져서 일어날수밖에없다. 휴....

너무심심해서 드라마 정주행을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환혼이라는 드라마인데 유치하지만 주인공들의 꽁냥대는 모습이 귀엽다. 그나마 오후에 시간이 좀 잘 간 것 같다.

남편이 사다준 푸룬주스랑 병원에서 처방해준 대변연화제가 효과를 보는거같다. 드디어 화장실에서 대변보는것에 성공했다. 푸룬주스 마실때 보니 병에 경고하는 문구가 있었는데, 2~3시간의 여유가 있을때 마셔야하며 너무 많이 마시면 설사를 유발할수 있다고 한다. 나도 너무 과했던건지 저녁에는 살짝 설사를 했다. 그래도 속이 시원했고, 더이상 약도 안먹어도되어서 좋았다.


230227(월) 입원5일차만에 사람된 기분


오늘은 아침 5시반부터 눈뜨고 있었다. 더 잠이 오지도않고 입도 코도 너무 건조해서 눈뜬채로 물로 목을 축이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식사가 끝나고나서 간호사쌤이 희소식을 알려주셨다. 오늘 링거바늘 바꿀건데 잠깐 씻을시간을 10분정도 줄수있다고 하셨다. 세면도구라고는 폼클렌징밖에없지만 그러겠다고 냉큼 대답했다. 그러고서는 5일만에 링거줄을떼고 자유의몸으로 샤워를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폼클렌징으로 씻었다.ㅎㅎ 그래도 어찌나 상쾌하던지. 이제야 사람된 기분이다.

씻고 옷도갈아입고 침대시트도가니까 병원생활도 버틸만하다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그러고서 기분좋은 상태도 태동검사를 했는데 결과도 좋은지 간호사선생님이 약도 줄여도될거같다고 말했다 ㅎㅎ 물론 교수님도 만나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뭔가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거같아서 기분이 좋다.



오후께 결국 다시 정정해주셨다. 워낙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했던거라 약물쓰면서 오래 지켜봐야 될거같다고 하신다. 그나마 다행히 수축은 잡혀서 천천히 줄여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고 한다. 뭐 원래 예상했던일이라,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약이 잘받는게 그나마 다행이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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