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이야기 20 : 3번째 난자채취, 난소가 부어서 앉지도 눕지도 먹지도못해
이미 시간은 많이흘렀지만, 잊기전에 그간의 난임시술 과정을 이어서 기록해두려고 한다
다시 난자채취 했어요
2022년 5월 두번째 난자채취에서 수정란 만들기에 실패한이후, 한달간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7월 다시 난자채취를 하기로했다.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에는 더 높은 고용량으로 과배란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전에도 용량을 조금 높였을때 어지럽고 힘들었는데, 오히려 이번에는 몸상태가 조금 달랐는지 더 높은 용량에도 버틸만했다. 어지럼증보다는 과배란때문에 배가 묵직하고 불편한 느낌이 평소보다 더 심한거같았다.
중간중간 초음파로 봤을때, 역시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인해 작은 난포들이 한번에 포도송이처럼 다같이 자라났다. 딱보기에도 왠지 위태롭고 정상적이지 않은것같은 모습이었다. 난포들이 서로 낑겨서 갑갑해보였다.
그래도 참아야지. 이번엔 잘되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다 참아낸거같다. 다행히 채취전 피검사도 지난번과 다르게 통과되었다. 조짐이 좋았다.
채취날 10개는 넘을거같다는 선생님 말씀에 안도되면서도 좀 걱정되었다. 처음 난자채취할때(40여개 채취됨) 초음파로보이는 모습이랑 비슷하게 보였는데, 성공난자 만을 기준으로 말씀해주셨겠거니 하고 맘을 다독였다. 10개도 어디야. 지난번엔 2개였는데.
채취결과 28개의 난자가 채취되었다! 야호
이번에도 채취후 배가 묵직하긴했지만 엄청 아프거나 하진않아서 바로 퇴원을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채취후 앉지도 눕지도 먹지도 못해
채취날은 토요일이었는데, 그날은 종일 누워서 잘 보냈다.
문제는 다음날 일요일에 시작되었다. 갑자기 어지럽고 구역질이나면서 앉아있지도 서있지도 못할정도로 괴로웠다. 구역질이 계속 나서 결국 밥도 제대로 못먹었다. 숨쉬기도 힘들어서 헉헉 거렸다. 일요일이라 병원도 안해서 응급실이라도 가야하나 싶었다. 그래도 잠깐 쉬니까 조금 나아지는거같아서 참고 월요일에 회사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가보기로했다.
월요일. 결국 입원을 했다. 초음파를 보니 다행히 복수가 많이 차지는 않았는데 난소가 너무 많이 부어있다고 한다. 난소가 8cm가량 부어서 다른 장기들까지 밀려서 배가 부었고, 횡격막까지 밀리다보니 앉아도 누워도 불편하면서 숨쉬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무서웠다. 배도 임산부배처럼 불러오기 시작했다. 배둘레가 90cm까지 늘어나서 당황스러웠다. 링거맞고 한숨자고나면 그나마 숨은 쉬어지고 고통은 덜해지는데, 여전히 한끼제대로 넘기기가 쉽지않았다.
회사를 계속 쉴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다음날도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반차쓰고 입원을했다. 또 링거를 맞고 쉬고 그러기를 3일간 지속했다.
선생님은 배는 일주일쯤 지나면 가라앉는다고, 생리시작하면 괜찮아질거라고 하셨지만 일주일이 지난후에도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다. 그러고 2주째는 평소입던 옷이 맞아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생리가 시작되었을때부터 확 상태가 호전되었다.
두번다신 난자채취는 못할거같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물론 복수차서 복수천자까지 가서 고생하신 분들에 비하면 약과이겠지만... 나는 이런 경험은 처음이고 이번처럼 숨이안쉬어지는 고통은 더는 겪고싶지않다.
난자채취 결과 12개 성공
그렇게 고생한 끝에 좋은 소식 하나는 12개의 수정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28개중에 12개면 결과가 좋은 편인거같다(1차채취때 40개 채취 10개 수정성공). 그리고 조금 아쉬운건 상급은 하나도 없었고 모두 중급 이라고 한다. 전에는 그래도 상급 1개정도는 나왔는데 이번엔 모두 미세수정으로 중급수정란이 되었다.
그래도 그게어디야. 하나도 못만든적도 있으니 그나마도 감사하다. 고생끝에 얻어낸 소중한 수정란.